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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금본위제 종료 이후 노동과 자산 가치에 관한 고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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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관점: 인플레이션, 임금 정체, 금융화와 자동화의 영향
자산시장 호황과 대조적으로, 노동시장에서 노동 가치(임금의 실질 purchasing power와 노동소득의 몫)는 지난 수십 년간 하락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실질임금 정체 현상, 경제의 금융화, 기술 혁신(자동화) 등 여러 요인이 지목됩니다.
먼저 인플레이션과 실질임금 정체를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1970년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명목임금 상승을 상쇄하여 임금의 실질가치를 갉아먹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물가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임금 상승률 역시 구조적으로 둔화되어 생산성에 견주어 볼 때 임금이 따라가지 못하는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1948~1973년에는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이 대체로 보조를 맞추었지만, 1973년 이후로는 생산성은 크게 올랐음에도 일반 노동자의 실질 보수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epi.org. 1973~2013년 미국 노동자의 시간당 보상(real compensation)은 고작 9% 오르는 데 그쳤지만 생산성은 74%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생산성(노란색 곡선)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노동자의 실질 보상(빨간색 곡선)은 1970년대 초반 이후 거의 정체되어 두 지표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임금-생산성 괴리는 미국만이 아니라 영국, 독일,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의 장기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stlouisfed.org. 다시 말해 국민소득 중 노동이 차지하는 몫이 1970년대 이후 감소한 것입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완만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임금의 탈동조화: 위 그림은 미국에서 노동 생산성과 평균 노동자 보상지수의 추이를 1948년을 100으로 놓고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노란색 선(생산성 지수)은 1970년대 초까지 노동자 보상(빨간색 선)과 유사한 속도로 상승하다가, 1973년을 기점으로 생산성은 가파르게 증가하지만 보상은 정체되는 모습을 보입니다【38†look 0 215】. 2017년까지 생산성은 누적 +246% 오른 반면 보상은 +115% 상승에 그쳐 큰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이렇듯 임금 상승이 생산성 개선을 따라가지 못한 현상은 기업의 잉여가치가 노동 대신 자본 측에 더 많이 귀속되었음을 의미하며, 노동의 가치 하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실질임금이 정체된 배경으로는 노동력 공급 증가와 글로벌화로 인한 임금 경쟁 압력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경제가 통합되면서 선진국의 저숙련 일자리 상당수가 임금이 저렴한 신흥국으로 이전되었고, 국내 남은 일자리도 국제 경쟁에 노출되어 임금 상승 여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노동조합 조직률 하락과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등으로 노동자의 교섭력이 약화되면서, 기업이 생산성 향상분을 임금으로 이전해야 할 압박이 줄어든 측면도 있습니다.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1960년대 20%대에서 현재 10% 이하로 떨어졌고, 한국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증가와 고용 안정성 약화로 노동자가 임금을 크게 올려 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경제의 금융화입니다. 기업의 목표가 생산현장에서의 가치 창출보다 **주주가치 극대화(주가 상승)**로 이동하면서, 임금보다는 이윤과 주가가 중시되는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기업은 비용 절감을 통해 이윤을 높이려 하고, 이는 노동비용 억제로 이어져 임금 상승이 제한됩니다. 기업 이윤이 늘어나도 그 성과가 노동자 임금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자본소득 형태로 분배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이렇듯 금융 부문의 비중 증대와 자본소득 편중은 결과적으로 노동의 몫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과 자본소득 분배율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어 왔습니다stlouisfed.org.
마지막으로 자동화와 기술 발전도 노동 가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70년대 이후 컴퓨터화, 로봇 공학 등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며 제조업 분야를 시작으로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가 사무직 등 서비스업의 일부분까지 자동화하면서, 숙련도가 중간 정도인 일자리의 감소와 양극화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고숙련 노동에 대한 수요는 늘어 해당 분야 임금은 올랐지만, 중저숙련 노동자 다수의 임금은 정체 또는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자동화로 노동의 한계생산성이 일부 직종에서 떨어지거나 의미를 잃게 되면서, 노동 전체의 가치평가가 하향 압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 확대와도 맞물려서, 평균 임금 상승이 더딘 원인이 되었습니다.
요약하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실질임금 하락, 세계화와 노동력 경쟁, 금융화로 인한 분배 구조 변화,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 대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노동의 상대적 가치가 하락하는 추세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1970년대 초 금본위제 종료 시점을 전후하여 뚜렷해졌고, 그 이후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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