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고추랑 호박고구마도 GMO일까?

필자가 고등학교 때쯤인가, 오이고추를 처음 먹어봤던 것 같다. 매운 것을 정말 지지리도 못 먹는 터라, 고추처럼 매운 야채는 입에 대지도 않는 편인데, 맵지 않다는 할머니 말씀을 믿고 먹어보니 정말 하나도 맵지 않았던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근데 그때 본인 뇌리를 스쳐간 생각이, "어 이거도 그 GMO인가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궁금증은 기가막히게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과학 시간에 해결될 수 있었고, 이 글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오이고추나 호박고구마와 같은 종들은 어떻게 만드는지, 그 과학적인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목차
1. 오이고추와 호박고구마
2. 교잡이란?
3. GMO와의 차이
4. 결론
* 혹시 본문에 틀린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전공자도 납득하게, 전공자는 불편하지 않게 써보려니까 더럽게 힘드네요.
1. 호박고구마와 오이고추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접할 수 있는 호박고구마와 오이고추는 사뭇 특이하다. 우리가 알던 일상적인 호박과 고구마의 맛이 단일 작물에서 느껴진다. 한편, 오이고추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고추인가 오이인가, 맛은 오이인데 형태는 고추이다. "하여간 그 생명과학 하는 놈들 안건드리는게 없다더니 하다 하다 이런 것까지 건드린 건가? 아 이게 GMO인가?"라고 생각한다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하나 실상은, 호박고구마와 오이고추 각각은 서로 다른 두 종을 교잡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교잡이라, 낯설지 않지만 뭔지 모르겠다 싶은 단어가 아닐까
그래서 이 글을 준비했다 ^,^
이제부터 교잡이 무엇인지, 그리고 잊을만하면 올라오는 GMO와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2. 교잡이란?

교잡에 대한 설명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노새를 예로 들어보려고 한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교잡이 무엇인지 그 정의를 알아보고 가자. 교잡이란 유전적 조성이 다른 두 개체 사이의 교배를 의미한다. 이 유전적 조성이라는 말이 꽤나 애매하게 다가올 수 있는데, 실제로 이 개념은 애매한 것이 맞다. 생물의 유전적 조성은 근원적으로 다른 진화적 갈래를 택하지 않은 이상 일정 부분을 공유할 수밖에 없으며, 당장 인간과 침팬지의 DNA도 90% 이상이 일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암말과 수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난 노새는 말과 당나귀의 교잡에 의해서 태어난 동물이다. 우리가 앞서 살펴본 호박고구마와 오이고추도 사정이 비슷한데, 호박고구마의 경우 물고구마와 호박을 교잡한 결과이고, 오이고추는 피망과 풋고추를 교잡한 결과이다. 즉 간단하게 말해서 유전자의 구성이 자손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두 생물체의 교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오이고추는 어떻게 오이의 특성과 고추의 특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지?"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본인이 이 글을 쓰려고 육종학을 간단히 읽어본 바, 쉽게 말해서 상품 가치가 있는 교잡종들만 살아남은 것이다. 따라서, 위 질문처럼 '왜 오이고추는 두 부모 종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라고 물으면 안 되고, '아 여러가지 교잡의 시도 끝에 오이고추가 간신히 탄생되었구나'라고 이해해야 한다.
3. GMO와의 차이
https://minhong-science.tistory.com/5
GMO,유전자 변형 생물 식품에 대한 근거있는 찬성
나는 아직도 간간이 세간의 인식이 놀랍다. 도대체 어떻게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른바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이 인체에 특별히 위험하다는지 나는 정말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물론, G
minhong-science.tistory.com
GMO에 대해서는 위 포스팅에서도 아주 자세히 다뤘지만, 간단하게 리마인드 해보자면 GMO란 어떤 생물의 유전자가 인위적으로 교체된 생물을 일컫는다.

위 그림이 나는 GMO를 관통하는 설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DNA의 조작을 통하여 그것이 세포 수준에서 개체 수준에 이르는 변이를 만들어내고자 함이 GMO의 목적이다.
"어..?"
근데 여기서 잠깐만 생각해 보자, 결국 우리가 교잡을 하는 이유도 우리가 어떤 생물들에게서 원하는 특정 성질들을 위해서이다. 호박처럼 촉촉하면서 고구마처럼 구수한 그런 맛의 품종, 생물학적인 설명은 너무 길어서 생략하지만, 결국 교잡도 GMO도 그들이 향하는 종착역은 같고, 향해가는 '과정'이 다른 것이 아니라 '과정의 처리'가 다른 것이다. 개노가다로 얻고자 하는 새로운 품종이 나올 때까지 교잡을 하든지, 아니면 분자생물학을 이용하여 간편하게 원하는 결과에 이르든지, 딱 그 차이이다.
4. 결론
손가락이 아픈 관계로 결론을 정성스럽게 쓰려고 했던 다짐을 꺾는다.
생물학은 대부분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다들 엮여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교잡
위키백과 - 오이고추